여행 이야기

3박4일 강원도 여행... 넷쨋날... 강릉 이야기

자작나무1 2020. 10. 17. 06:49

   물음표2 (1987. 9.16)

 

   땅 위에 쓸쓸히 굴려가는 가을 낙엽에

삶의 의미를 던져본다.

삶이란

어설픈 물음표 앞에 서서

끝없이 찾아오는 작은 의식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서

다시 한번

나 자신을 생각해 본다.

삶 속에 그려진 나

나 속에 둥그러니 펼쳐져 있는 삶

연이은 반복과 회륜 속에서

물음에 대한 조그만 마침표를

찾는다.

 

 가을은 지나가고

나는 우두커니 서서...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창 밖을 내다보니,

이미 날이 훤히 밝아있다.

젠장...

해돋이 사진을 찍을려고 거금을 주고 펜션에서 자는 것인데...

해도 소나무 뒤에 있어 사진 찍기도 힘들다.

대신 소나무 사이의 새들의 지저귐이 듣기 좋다.

아침을 깨우는 소리

자연이란 그런 것이다.

기대했던 일에 실망을 하고, 뜻 밖의 일에 기쁨을 얻는...

캔커피에 담배를 피우면서 허한 마음을 달랜다.

소나무 뒤로 넓은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 곳

방으로 들어와 MBC MLB 류현진 선발경기를 본다.

지난달 4박5일 경상도 여행 넷쨋날,

창녕 모텔에서 류현진 경기를 보았었다.

1층 관중석에는 팬들의 사진들이 빽빽이 차 있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온 세계가 코로나19 빙하기를

겪고 있다고 말을 했다.

5회까지 보고, 씻고, 펜션을 나온다.

펜션을 나오는데, 젊은 연인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있어,

나도 다시 안으로 들어가 쓰레기를 가지고 나와 분리수거를 한다.

내가 깜빡했다.

2년 전 편선생님이랑 인천 덕적도로 여행을 갔을 때,

옆의 아저씨 말씀이 다시금 떠올라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는 데에는 1등이면서도

뒷정리는 못 한다는 말씀

펜션을 나와 사천 방면으로 걷는다.

바닷길

아침 산책을 즐기시는 사람들

여유로운 아침풍경

 TERAROSA COFFEE FOREST

내가 강릉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

작은집 식구들이랑 강릉에 오면 꼭 들렀던 카페

입구의 소나무숲

바다는 소나무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좋다.

솔향 커피향 가득한 카페

인적사항을 적고, 온도체크를 받고, 커피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간다.

2층 야외 탁자에 앉아 오늘 아침의 일들을 공책에 적는다.

길 옆의 찻소리, 은은한 피아노 음악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도 들린다.

 카페를 나와 해변길을 걷는다.

도중에 해수욕장이 나오면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하고...

순긋 해변, 사근진 해수욕장

날이 맑아 바다빛도 이쁘다.

모래, 바다, 하늘로 그림을 이루고 있다.

어느 곳에서는 갈매기들이 모여 있다.

아주 오래전에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간 적이 있었다.

정동진 근처 어느 모래사장에 갈매기들이 모여 있었고,

누군가가 빈 캔을 창 밖으로 던졌다.

캔이 날아오자 많은 갈매기들이 갑자기 날기 시작했다.

그 때의 장관

백사장 위의 많은 갈매길들을 내 사진기에 담으면서

그 날의 장관이 문득 떠올라졌다.

바다를 벗어나 경포호수를 따라 선교장으로 간다.

경포호는 이번 5월에 한번 돈 적이 있다.

중간의 명경 막국수에서 막국수와 전병을 먹는다.

시원한 막국수, 전병은 매웠다.

식당을 나와 선교장 방향으로 걷는다.

오늘은 강릉 도보여행이다.

8년 전에는 남대천에서부터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남대천, 임영관지, 오죽헌, 선교장, 경포대, 경포 해수욕장, 허난설헌 기념관

이렇게 도보여행을 했었다.

 길가의 논, 누런 벼

긴 장마와 태풍에도 끄떡없이 누렇게 익어가는 벼

나하고는 상관없는 벼이지만, 고맙고, 또 고맙다.

경포호 주변에는 정자와 누각이 많다.

역사 도시, 양반 도시, 풍류 도시, 강릉

그래서 조선의 많은 시인묵객들이 강릉을 찾아왔고,

그런 시인묵객들이 묵었던 곳이 선교장이다.

 표를 사고, 인적사항을 적고, 온도체크를 받고 선교장으로 간다.

입구의 누런 연잎의 연못과 활래정

화단에는 붉은 꽃무릇이 피어 있다.

지난달 4박5일 경상도 여행의 핵심이 보라빛 맥문동 꽃이었다면,

이번 여행의 핵심은 붉은 꽃무릇이다.

꽃무릇 사진을 찍어 내 동생에게 카톡으로 보낸다.

건물 앞에서 뒷편의 소나무숲과 함께 전경을 찍고...

소나무 아래 선교장... 아름다운 모습

솟을 대문 안으로 들어간다.

유명한 열화당

좁은 터에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각각의 방들

오밀조밀한 구조임에도 앞에 마당이 있어 답답하지는 않다.

툇마루에 앉아 안채를 바라보면 편안해지는 느낌

사람들은 뒷편의 소나무숲에 올라가는데,

난 힘들어서 올라가지 않는다.

강릉 여행객들

제1의 여행지, 안목커피거리에 가장 사람들이  많고,

그 다음 경포대 해변, 경포 호수순이다.

그래서 선교장에서는 관광객들이 적다.

CAFE LEEMONG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여행기를 이어 쓴다.

옆의 어르신들은 선교장은 예전에 선교장 앞에 물이 있어

배다리를 통해 들어올 수 있었다면서

그래서 선교(배다리)라고 불렀다고 말씀을 하신다.

선교장을 나와 선교장 버스정류장에서

202-1번 경포 순환버스를 타고 신영극장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 골목 안의 임당 방앗간으로 간다.

 오래된 방앗간을 카페로 바꾼 곳

명성에 비해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손님들이 곳곳에 앉아계셔 내부 사진을 찍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카페 중앙의 제분기

천정도 나무로 되어 있다.

예전 방앗간에서 쓰던 물건들과 지난 시절의 물건들이

여기저기 진열되어 있다.

민속 박물관 느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공책에 여행기를 쓰고,

카페를 돌아다니면서 카페 사진을 찍는다.

임당 방앗간을 나온다.

커피 도시, 강릉에서의 카페 여행

도로를 건너 월화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중앙시장 2층의

화정식당에서 삼숙이탕을 먹는다.

원래 해성식당에서 먹을려고 했는데,

브레이크 타임에 걸려 그 옆의 화정식당에 오게 되었다.

삼숙이탕을 먹고 강릉역 방향으로 걸어간다.

강릉역에서 이번에 찍은 사진들을 되돌아 보고,

기차 출발시간에 맞춰 승강장으로 내려간다.

서울역행 KTX 산천(18:40)

3박4일 강원도 여행

바다와 카페와 절이 함께하는 여행이었다.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 +82명

 해외 유입 +10명

 오래간만에 100명 이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