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만추"를 보고(둘)...

자작나무1 2024. 1. 14. 09:38

 

 289. 영화 "만추"를 보고(둘)...

 

 #1. 첫 만남

 남편을 죽였다는 이유로

감옥에 복역중인 애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오빠의 돈으로 72시간의 특별 외출을 하게 된다.

감옥을 나와 버스를 타고 시애틀로 가는 애나

버스에서 버스를 두드리면서 올라타는 훈이를 만난다.

돈 없이 버스에 오른 훈이는

애나에서 30달러를 빌려 버스값을 치르고...

30달러를 갚겠다면서 대신 자신의 시계를 

갖고 있으라고 이야기 한다.

여자를 꼬셔 여자의 돈을 등쳐먹는 훈이에게

애나는 그런 상대였다.

시애틀에 도착

버스 터미널에서 애나와 헤어지면서

훈이는 애나에게 전화번호를 묻고,

그에 답을 하지 않자,

대신 자신의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

애나에게 준다.

자신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고 확신하는 훈

그러나 애나는 그 쪽지를 휴지통에 버린다.

 

 #2. 두번째 만남

감옥으로 가는 기찻표를 사러간 애나는

매표소 앞에서 망설임 끝에 결국 기찻표를 사지 못 하고,

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훈이를 만난다.

훈이의 직업을 알게 된 애나는

함께 자자고 이야기를 하고,

함께 모텔에 들어간 애나와 훈이

훈이의 옷을 벗기던 애나는

갑자기 못 하겠다면서 도로 옷을 챙겨입고

모텔을 빠져 나온다.

두 사람은 고급식당으로 가고...

애나를 부인으로 소개하던 훈이는

웨이터에게 부인이 부인의 이름으로

미리 예약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훈이에게 거짓말은 일상이었다.

웨이터의 배려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식당을 나와 꽥꽥 오리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니고,

폐쇄된 놀이공원에 들어가 펌프카를 탄다.

텅 빈 놀이공원에서 두 사람이 펌프카를 타는 장면은

재미있기 보다는 쓸쓸하게 보였다.

영화 중간중간 이런 설정들을 잘 배치하였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영화를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하였다.

김 태용 감독님의 솜씨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두 사람이 앉아있고, 앞에 연인들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훈은 그들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지만,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자기 식대로 이야기 해준다.

여자는 그리스에서 남자를 만나러 왔지만,

남자는 마음이 변해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하고...

훈의 이야기를 듣던 애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훈이에게 들려준다.

헤어지던 연인은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고...

거리 풍경은 무대 위로 바뀌고

무대에서 둘은 춤을 춘다.

그러다가 공중으로 올라가면서 사라진다.

멋진 장면

니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었다.

 

 # 세번째 만남

 애나 어머니의 장례식에 찾아온 훈이

꽃을 들고 찾아왔다.

장례식 후 식사를 하는 자리

훈이는 애나의 오빠 친구를 만난다.

애나로부터 오빠 친구 얘기를 들은 훈이

오빠 친구의 꼬임에 남편을 죽였다고...

훈이는 오빠 친구에게 시비를 걸고,

식당에서 치고받는 싸움을 벌인다.

나갔던 애나가 되돌아오자

훈이는 오빠 친구가 자신의 포크를 사용했다면서

오빠 친구를 몰아친다.

사기꾼 훈이다웠다.

 

 #안개낀 휴게소에서...

 애나는 버스를 타고 감옥으로 간다.

밖에서 배웅하던 훈이는

어느새 버스에 올라타 애나 옆자리에 앉는다.

안개에 막혀 어느 휴게소에 들어가고...

밖에 나와 돌아다니던 훈이와 애나

훈이는 어떤 사람들에게 붙잡혀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옥자의 남편 스티븐에게 끌려간다.

훈이는 옥자와 가까이 지냈는데,

옥자의 돈이 없어지고, 옥자는 모텔에서 죽었다고...

그 범인이 훈이라고...

스티븐은 자신의 아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고 이야기 하고...

그 말에 스티븐이 아내를 무척 많이 사랑했슴을 알 수 있었다.

훈이는 애나에게 가고...

애나와 긴 키스를 나눈다.

이 장면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라고 볼 수 없었다.

만난 시간들도 짧고...

훈이는 여자를 이용해서 돈을 뺐는 사람이고,

애나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시 감옥에 들어가는 입장이라

둘의 사랑은 처음부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또한 사랑을 이용해 돈을 버는 남자와

사랑 때문에 남편을 죽인 여자

그 둘의 사랑은 처음부터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그저 3일 동안 함께 지낸 사이

그런데 이 장면에서 둘이 사랑하게 되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훈이에게서, 애나에게서...

훈이는 감옥에서 나오면 이곳에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하고...

경찰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휴게소에 들어오고

애나는 훈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 2년 후

감옥에서 나온 애나는

훈이와 헤어졌던 휴게소에서

훈이를 기다린다.

훈이에게 할 말을 혼자 연습하던 애나

얼굴에 엷은 웃음을 띤 채 연습하던 애나

영화에서 훈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관객들은 훈이가 올지 않 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는 끝맺는다.

부정적인 난, 훈이가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두번째 본 영화

처음 볼 때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대신, 감독님이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명품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두 배우

애나역의 탕 웨이와 훈이 역의 현 빈님

서로 만나 우울한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던 탕 웨이나

사기꾼이면서도 점잖은 신사 모습의 현 빈님의 연기

모두 좋았다.

거기에 간간이 들려오는 음악들도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관객들이 기대했을 만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대도시 시애틀에서는 건물들이 주였기에

그런 모습들을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이 만추이지...

나도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만추는 계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불안한 위치에서 오게되는 사랑

그저 평범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은

계절 만추처럼 쓸쓸하고, 아련하고, 뭔가 확실해 보이지 않는...

안개낀 휴게소에서의 키스처럼 몽롱하고 흐릿하기에

만추라는 제목을 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대신 영화 전체에서 만추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도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만추"

감독 : 김 태용님

출연 : 현 빈님, 탕 웨이

           제임스 C. 번스, 김 준성님, 존 우님, 대니 랭, 카타리나 최

2011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