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우리가족 유럽여행... 둘쨋날( 2월 10일)

자작나무1 2024. 3. 10. 08:18

 

 개선문 Arc de Triomphe

 

 샤를 드골(에투알) 광장에 있는 개선문은 파리의 상징이다.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커서 높이 49.54m, 폭 44.82m의 거대한

위용에 놀란다.

 개선문은 1806년 오스테를리츠 전투(1805년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러시아 연합군을 궤멸하고 신성로마제국을

무너트린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나폴레옹 1세가

건축가 샬그랭에게 명하여 건설한 기념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의 격동기를 거쳐 1836년이 되어서야

겨우 완성되어 불행히도 나폴레옹 1세는 이를 보지 못 하고

죽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한 파리를

해방시킨 드골이 통과한 역사적 의미가 깃든 문이다.

 개선문 내부 벽면에 가득 새겨진 10개의 부조는 대부분

나폴레옹 1세 때 전쟁에 참가한 장군 558명의 이름들이다.

그 중에서 샹젤리제 거리에서 봤을 때 오른쪽에 새겨진

프랑수아 뤼드의 <라 마르세예즈 La Marseillaise>가 유명하다.

파리를 지키기 위해 진군하는 의용병들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인데, 혁명을 향한 강렬한 의지를 보여준다.

 개선문 안으로 들어갈려면 샹젤리제 거리와 그랑드

아르메를 연결하는 지하 통로로 가야 한다. 지상은 도로에

차가 가득하여 횡단할 수 없기 때문, 외관을 감상하고 나면

엘리베이터나 272개의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올라가자.

방사형으로 뻗은 12개의 도로를 감상할 수 있다. 평지에서

볼 때와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 에펠탑과 라 데팡스의

신 개선문도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신 개선문,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콩코르드 광장, 퇼르리 정원, 카루제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이 일자형으로 놓인 거리가 선명하다. 개선문을

관람하기에 좋은 시간대는 아침 햇살이 조각상을 비추는 오전과

태양이 지붕 꼭대기를 비추는 늦은 오후, 그리고 반짝거리는

불빛이 시가지의 지도를 만들어 주는 저녁 시간이다.

 참고로 루브르 박물관 앞에 있는 개선문은 카루젤 개선문이니

혼동하지 말 것.

 

 루브르 박물관 Musee du Louvre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루브르 박물관은 

기원전 700년경의 고대 유물부터 1850년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225개의 방에 40여 만점의 세계 최대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건축물은 ㄷ자 모양이며

유리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

되어 있다. 리슐리 외관은 북쪽, 쉴리관은 동쪽,

드농관은 남쪽에 각각 자리하고 있는데, 이 세 

전시관의 반지층과 지상 .3층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원래는 12세기경 필립 2세가 바이킹 족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지은 성채인데, 16세기 프랑스와 1세가

궁전으로 개조하여 다빈치, 라파엘로 등 이탈리아

거장의 작품 12점을 모으면서 미술관으로 탄생한다.

그 후 꾸준히 건물을 확장해가다가 나폴레옹 1세가

원정에서 가져온 전리품과 역대 국왕들의 소장품들이

모여 나폴레옹 3세 때 지금과 비슷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중국계 미국인 에이오 밍페이가 설계한 높이 21.6m,

창유리 793개의 유리 피라미드는 1989년 건축 당시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신구가 조화된 세련된 건물로

사랑받고 있다. 

 

 

 어제, 비행기에서 자지도 못 하고, 낮에 호텔에서 쉬지도 못 하고,

작은 집 식구들이랑 돌아다녔다. 밤을 새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

어제, 그래서 오늘은 늦게까지 잘려고 그랬는데, 생각과는 달리

새벽 4시에 일어났다. 더 잘려고 누워 있었는데, 내 맘과는 달리

잠이 오지 않아 새벽 시간에 일어나 믹스 커피 2잔을 마시고, 

공책에 어젯일을 적는다.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으면서... 그러다가

갑자기 잠이 쏟아져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그 놈의 

잠은 어디로 도망을 갔는지, 통 올 생각이 없다. 한참을 누워 있다

가 다시 일어난다. 시차 적응... 말로만 듣던 시차 적응이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유럽 여행이 힘든 것 같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여행을 다녀야 하는데, 그게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어서...

 또 믹스커피를 타 마시고, 노래를 들으면서 여행기를 쓰고...

어제 까르푸에서 사왔던 콜라도 마신다.

 

 9시가 되어 내 동생이랑 호텔을 나와 작은 집 식구들이 묵고 계시는

호텔로 간다. 중간에 슈퍼, 까르푸에 들러 아침에 먹을 고기와 저녁에

마실 와인을 산다. 프랑스에서는 고깃값이 싸다고 보았는데, 생각보다

싸지 않았다.

 호텔에서 고기를 구워 아침을 먹었다. 여섯명이 조그만 탁자에 옹기종기
모여 밥을 먹으니까, 집밥같고, 프랑스가 아닌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다.

 커피까지 마신 후에 호텔을 나선다. 우리 가족들은 외국에 나왔음에도

서두리지 않고 충분히 쉰 다음에 여행을 시작한다. 지난번에 중국 상해

여행에서도 그랬다.

 

 

 호텔 앞 라 데팡스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Charies - de - Gaulle - Etoile역

에서 내려 역 위로 올라간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는 파리 시내,

한국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 마저도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우산도 없이 길을 나선 우리 가족들에게는 불편할 뿐이다. 여행은 우선

날씨가 많은 부분을 좌지우지하는데, 날씨는 우리 편이 아니었다.

 역에서 올라오니, 길 옆에 화장실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역에 화장실이

없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파리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 화장

실은 유료인 경우가 많다. 내가 어렸을 때 그런 화장실이 있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아서 그런지, 모든 문화의 시작은 화장실로부터 시작된

다고 들었는데, 문화 강국, 프랑스, 문화도시, 파리는 그렇지 않았다.

중국 상해에서도 번화가인 난징동로의 STARBUCKS에 화장실이 없어

건너편의 신세계 백화점의 화장실을 이용한 적이 있었지만, 돈을 내고

화장실을 들어간 적은 없었다. 화장실도 별나서 한사람이 사용하고 나

오면 스스로 세척을 한다고 해서 또 얼마간 기다려야 한다. 심지어는

남녀 두명이 들어가는 경우도 보았다. 화장실에 대해서는 내 나름대로

할 이야기가 많은데, 그만 이야기 해야겠다.

 외국을 다녀오신 어르신들이 역 안의 깨끗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시

면서 한국이 진짜 선진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여러번 있었다.

 

 개선문은 지하 통로를 이용해서 개선문 앞으로 간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개선문 주위에는 관광객들이 많다. 샤를 드골(에투알) 광장 끄트머리에서

높은 개선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난 나대로 개선문은 문 외벽

의 정교한 조각으로 유명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런 것들

보다는 높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선문이 우리나라

독립문의 높이와 크기였다면, 그리 명성을 얻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모의 경제가 아닌 문화, 높이 49.54m, 그 높이로 파리의 상징이 되고,

세계 여행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문화적으로 무식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에도 커다란 규모의 무언가가 

있어서 세계의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게 롯데

타워나 63 빌딩이 될 수 없고, 그렇다고 새로 뭔가를 만들 수도 없고...

그런 것은 우리 문화의 빈약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난 경주의

황룡사 9층 목탑을 새로 복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의 상징

으로,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이 글을 쓰면서 법주사의 팔상전과 금산사의 미륵전, 익산의 미륵사지가

언뜻 떠올라졌다.

문화유산을 높이만으로 따질 수 없는 일일텐데...

개선문 앞의 12개의 방사형 도로

1854년 나폴레옹 3세가 만들었다고 한다.

파리를 국제도시로 만들려는 야심이었다고 하던데, 사방으로 쭉쭉 뻗은 

도로를 보면서 파리를 로마에 이어 유럽의, 세계의 중심도시로 만들려는

프랑스의 야망이 그려졌다.

모든 길은 로마가 아닌 파리로 이어진다.

 

 개선문을 나와 지하 통로를 통해 유명한 상젤리제 거리로 간다. 

그러고 보면, 파리에는 유명한 것들이 많다. 에펠탑,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몽마르뜨 언덕, 루브르 박물관 등등... 그래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파리에 가고 싶어하고, 파리에 로망을 가지는 것 같다.

화려한 거리, 샹젤리제 거리

옛건물에 명품 가게들,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거리가 환하다.

반짝반짝, 사람들도 많고... 난 내가 보고싶어 했던 가로수, 플라타너스에

잎이 없어 그게 좀 아쉬웠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맥도널드에 들어간다.

또 다시 화장실 이야기, 영수증이 있어야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덩치 큰 아저씨가 지키고 계시고... 2층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파리의 맥도날드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밀크 쉐이크를 팔지 않는다.

맥도날드를 나와 주변의 멍품매장들을 사진 찍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루브르 박물관으로 간다.

우리보다 이틀 먼저 파리에 오신 작은 집 식구들은 여행 첫날 박물관을 

구경하셔서 이번에는 안에 들어가지 않고, 입구만 구경을 한다.

밖에도 볼거리가 많다.

박물관 앞의 유리 피라미드, 여기도 명소이다.

아래 벽면의 멋스러운 조각품들, 파리를 돌아다니면서 건축과 조각이라는

낱말이 제일 먼저 떠올라지곤 했다. 멋진 건축물들, 건축물 앞의 멋진 조각품들

그런 건축물과 조각들로 파리는 세련되고, 우아하고, 고급스런 도시로 보이고...

 루브르 궁전

성벽을 에워싼 궁전은 파리 건축물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파리 시내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격이 달랐다. 장중하고 품격있고

그러면서 질서정연한 세계, 왕궁다웠다.

 또 하나, 파리 시내의 멋진 건물들은 왕궁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나 한국, 동양은 왕궁의 모습들을 개인 저택에 차용할 수 없었

지만, 그건 동양의 불충, 역모이겠지만, 왕을 끌어내려 단두대에 올린 프랑스

인들은 왕궁의 건축양식들을 과감히 개인 저택에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생각

이 들었다. 그래서 왕궁처럼 격조가 높은 건물로 보였다.

 

 

 궁전을 지나고, 문이 닫힌 튈르리 정원 옆을 지나 쇼핑 골목, 파사주 쿠베르를 

돌아다닌다. 위에 천막이 쳐져있어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도 파리지앵들이

쇼핑을 할 수 있는 곳. 작은 골목길에 예쁜 상점들. 여긴 중국 상해의 티안지팡

같은 곳이었다. 옆의 내 동생은 왜 파리에 와서 중국을 들먹이냐고 한마디했

지만, 난 내가 가본 곳이 중국과 일본 뿐이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어떤 기준을 많이 만들기 위해 해외에 많이 나갈 수도 없는 일이고...

 

 중세 시대의 옛 골목길을 나와 내 동생이 맛있는 해산물을 파는 집이 있다고

해서 내 동생을 쫓아 식당을 찾아간다.

 Pedra Alta

맛집인지 식당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은 없어도, 식당 안에 손님들이 

많다. 

식전 빵, 커다란 그릇에 바닷가재, 새우, 홍합 등 해산물이 푸짐하다. 

작은 어머니는 서울에서도 랍스터는 드셔본 적이 없으시다고 말씀을 하시고...

랍스터도 크고, 해산물도 많아 해산물 정식을 먹는 것 같았다.

우리 가족들은 파리에서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

 

 만찬 후에는 사촌 여동생이 쓸 화장품을 사야 한다고 해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몽주 약국으로 간다. 일본의 드럭 스토어처럼 커다란 할인 매장, 여자들은 

몽주 약국에서 쇼핑을 하고, 남자들은 약국 앞 브랑제리에서 커피를 마신다.

따로 좌석이 없어 벽 앞 탁자에서 커피를 마신다. 옹색한 자리이긴 했지만,

커피 맛은 맛있었다.

 

 한참 후에 작은 어머니와 내 동생, 사촌 여동생이 나오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라 데팡스역으로, adagio apart hotel로 온다. 

긴 하루, 그러나 일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침에 사온 고기를 

굽고, 작은 어머니가 사오신 빵에 라코다 치즈를 발라 와인을 마신다.

와인이 부드러우면서도 독했다.

술과 안주로 파리의 밤을 보낸다.

우리 가족들의 행복한 시간들

 

 동생이랑 우리가 잘 adagio acess apart hotel로 온다.

 피곤하고 술에 취해서 대충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게다가 시차에 적응이 안 되어서 더욱 힘든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