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우리가족 유럽여행... 셋쨋날( 2월 11일)

자작나무1 2024. 3. 18. 06:26

 에펠탑 La Tour Effel

 

 파리의 아이콘,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의 랜드마크

앞으로는 사요 궁전을, 뒤로는 상드마르스 공원과

국립사관학교의 호위를 받는 모습은 철의 귀부인

이란 별칭에 걸맞게 도도하다. 프랑스 관광청은

에펠탑이 베르사유 궁전과 매년 유료 명소 관광객

유치 1,2위를 다툰다고 보도했다.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326m의 이 강철탑은 1889

년 귀스타프 에펠 철강 회사의 두 엔지니어 코에클랑

과 누기에의 설계를 기초로 탄생했다. 그 즈음 산업의

호황기를 맞고 있던 기술자들에게 '300m 탑'이라는

것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었는데, 그 대담한 도면에

매료된 에펠이 재정과 기술력을 지원하고 나섰던 것.

이는 미국 크라이슬러 빌딩이 지어지기 전인 1930

년대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 기록되었다.

반면, 이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없을 리 만무했다. 대

표적으로는 오페라의 건축가 가르니에, 음악가 구노,

문학가 모파상 등이 있었는데, 품격과 격조를 갖춘

석조 건물의 도시에 구조물을 다 드러낸 탑을 조성

한다는 발상 자체가 도시를 모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럼에도 탑은 개장과 동시

에 수 많은 인파가 몰렸고, 첫 5개월 동안 2,000만

명을 동원했다. 이어서 제 1,2차 세계대전 중 안테

나를 이용한 무선 통신 발달에 기여한 공으로 해체

의 위기를 모면했고, 1964년 국가유산, 1991년 유네

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에펠밭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겼다고 그대로

돌아서는 건 이르다.  탑의 3 ~ 4층 전망대는 파리를

360도로 볼 수 있는 곳. 긴 줄에 한 몸 보탤 생각이

없다면 두달 전에 인터넷 예약을 하면 된다. 그도 

아니라면 'Stair Only'라고 표기된 계단을 이용하자.

승강기 줄보다 1/10은 시간이 절약된 뿐 아니라, 

한두 시간 기다려 콩나물처럼 끼여 타는 것보다 

몸도, 시간도, 주머니도 경쾌해진다. 20~30분이면

2층까지 여유 있게 오른다. 다리가 조금 아프지만,

숨이 멎은 만큼 아름다운 파리의 경관이 그 수고를

달래 줄 것이다.

 

 오 윤경님의 "프렌즈 파리" 증에서 p.220

 

 

  아직도 시차 적응이 안된 나와 내 동생은 오늘도

일찍 일어난다. 한참을 침대에 누워있던 나와

내 동생은 이럴 바에는 일찍 작은 집 식구들

한테 가서 오늘 미국으로 떠나는 사촌 여동생

을 배웅하자고 의견을 정하고, 서둘러 나갈

준비를 한다.

 내 사촌 여동생은 미국 워싱턴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파리 출장을 오게 되었다.

작은 집 식구들은 딸을 보기 위해 파리로 오

게 되었고, 작은  집 식구들을 따라서 겸사겸사

나와 내 동생도 파리에 오게 되었다. 이왕 피리에

온 김에 일정을 길게 잡아 이탈리아도 둘러보게

되었다.

 올 1월 1일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관한 책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 한 

채 파리에 오게 되었다. 이탈리아하면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를 읽고 가야 하는데...

작년 12월 31일에도 내가 유럽에 갈 것이라고는

꿈에도 미처 생각하지 못 했다. 하여튼 아무

준비 없이 오게 된 유럽여행이다.

 작은 집 식구들을 아파트 앞에서 만나 라 

데팡스역 앞에서 호출한 택시를 기다린다.

역 앞이 지하도로여서 그런지 택시는 바로 오지

않고 주위를 맴맴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한참 

후에 택시가 들어오고... 사촌 여동생의 가방을

택시에 싣고... 사촌 여동생은 택시를 타고 오를리

공항으로 떠난다.

사촌 여동생을 공항으로 떠나보내고, 호텔방으로

올라온 우리 가족들은 식사준비를 한다.

작은 엄마가 만들어 주신 행빵. 빵 안에 스팸이

가득하다. 빵과 커피를 마시고,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호텔을 나와 호텔 앞 지하철을 타고 에펠탑을

보러 간다. 파리 여행 시 빠질 수 없는 곳

영화 "사브리나 Sabrina"에서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파리로 요리를 배우러 갔는데,

영화에서 실제 파리는 나오지 않고, 요리 학원

창 밖으로 에펠탑이 보여서 그곳이 미국이 아닌

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만큼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다.

 작년에 넷플릭스에서 영화 "에펠 Eiffel"을 보여

주었는데, 그 영화를 보지 못 했다. 그 때만 해도

내가 파리에 올 줄은 까맣게 몰랐다.

역을 나와 공중 화장실을 들렀다가 에펠탑을

보러 간다. 역 앞이 출구 방향이라 울타리를 

빙 돌아서 입구를 찾아간다.

 

 2월의 파리

울타리 옆에는 동백과 매화가, 내가 모르는 꽃

들이 피여 있고, 제주도와 식생이 비슷한 지

제주도에서 보았던 나무들도 눈에 띈다.

 팔손이, 잎 끝에 가시가 있는 호랑가시나무

주인을 따라 쫄랑쫄랑 걸어가는 개들. 파리의

개들은 천국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집에 혼자 있을 뭉치가 보고 싶어졌다. 우리 집은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고 있다. 뭉치와 오레오

그것들도 가족이라고 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미안함이 먼저 든다. 고양이 오레오는 여기에 

오면 싫어하겠고 - 낯선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

겁도 많고 - 나처럼 밖으로 돌아다니기를 좋아

하는 개, 뭉치는 파리에서 스스로 천국을 만들

었을 것이다.

 개선문처럼 여행객들이 많다. 긴 줄을 따라 에

펠탑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고...

 에펠탑 아래 호수와 주변의 나무들, 호수 주변

에는 오리들이 놀고 있고, 나무들도 보기 좋게

가꾸어져 있다. 명품 관광지에 온 느낌, 이곳에서

도 프랑스의 고급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에펠탑

 개선문처럼 높이가 장난 아니게 높다.

 그 높이로 사람을 압도하기 보다는 멋지다는 생각

을 들게 한다. 역시 에펠탑이다. 그래서 파리 시

내를 돌아다니면서 자주 에펠탑을 볼 수 있었다.

멀찍이 떨어져서 에펠탑을 사진기에 담고...

어느 블로그에서 에펠탑 사진만 백장이 넘게

찍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말을 실감한다.

나도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100장 가까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번 여행에서

날씨는 우리 편이 아니다. 우산을 받쳐쓰고, 다리를

건너 센강 옆의 유랍선(바토뷔스)을 탄다. 센강은

내가 이미 알고 있었듯이 한강보다 강폭이 좁았고,

좁은 만큼 물살이 빨랐다. 좁은 강폭에 유람선 뿐만

아니라 화물선이 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중국 상해

의 황포강 분위기

 배 앞에서 비를 맞으면서 연신 사진기를 찍는다.

센강과 에펠탑. 강과 함께하는 에펠탑은 멋지고...

어릴적 TV에서 봤던 랑콤 화장품 선전도 떠올라

지고... 그 CF에 나왔던 노래, 슬픈 노라도 생각난다.

강을 따라 멋진 건물들도 많다.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

강을 따라 산책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배 위에서 그런 멋스럽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내 사진기에 담는다. 눈과 손이 바쁘다.

강 위의 다리들. 그 다리들도 다리 이전에 예술

품이다. 다리 옆의 조각품들. 배 위에서 예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 같다. 문화의, 예술의

향기가 파리 거리 전체에 넘쳐 흐르는 곳

이 말은 단순히 파리를 선전하는 문구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제 와서 보니, 정말 그런 곳이었다.

비가 내려 별로였던 파리가 시간이 지나면

오랫동안 생각이 나고, 또 다시 가고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에디뜨 피아프의 일생을 그린 영화 "라 비 앙 로즈

La Vie En Rose"에 이런 장면이 있다.

피아프가 뉵욕에서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로 들

어가니, 어떤 여자가 찾아와 피아프에게 자신이

전에 파리에 다녀왔는데, 또ㅓ 파리에 가고 싶

은데, 못 가고 있다면서, 피아프에게 고맙다고,

그녀의 노래에서 파리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어

서 고맙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떠올라졌다.

유람선 안에서는 여러 나라의 말들로 주변을

설명해 주어서 의자에 앉아 설명을 듣는 것도

괜찮았다.

 불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해설

 

 유람선을 나와 도로 위의 버스 정류장에서

오르세 미술관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그 사이 햇빛이 비쳐 잠깐 동안 휴대폰으로

도로와 도로 사이의 건물들을 휴대폰에 담는다.

만원의 버스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고, 내 동생이 타라는 말에 버스에 오른다.

버스를 올라타면서도 휴대품을 잘 간수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많은 사람들에 흔들리면서

두손을 손잡이에 올렸고, 그 사이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소매치기를 당했다. 난 그 사실을 버스

에서 내려서야 깨달았고... 우째 이런 일이 나에게...

황당하고... 휴대폰을 가져간 소매치기범보다

내 동생의 여러 번의 주의에도 정신을 못 차린

내가 더 원망스러웠다.

 

 내 동생은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러 가자고 해서,

다음 일정은 뒤로 미루고 버스를 타고, 거리를

헤매면서 경찰서를 찾았다.

우리가 찾던 경찰서는 다리 아래 있었고...

작은 엄마는 우리가 파리에 오기 전, 작은 집

식구들의 여행 첫날, 콩고드 광장에서 돈을

소매치기 당했었다.

 멋의 도시, 파리 뒷면에는 소매치기범이 많다.

오죽하면, 지하철 안에서 한국어 방송으로

소지품을 잘 챙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경찰서에 들어가 조서를 쓰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작은 아버지, 내 동생, 사촌 동생은 내일

몽생미셸에 가기 위해 차를 렌트해 오고, 그

사이 나와 작은 엄마는 대기실에서 한참을 기

다려 조서 담당 경찰을 만나고... 묻는 말에

예스, 예스하면서 조서를 꾸민다. 건성건성

묻는 경찰도, 그에 무조건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우리들도 성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형식적으로나마 조서를 다 쓰자, 어서 나가

라는 호통이 쏟아지고, 내 동생이 올 동안

따뜻한 대기실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던 우리는

갑작스러운 불호령에 말도 붙이지 못 하고,

쫓겨나듯이 경찰서를 나와 내 동생과 

작은 아버지를 기다린다.

 다리 아래 강 옆이라 추운 곳, 거기에 어두운

지하 통로, 찬 바람이 옷 속으로 스며들고...

난 해대폰을 잃어버린 죄로, 작은 엄마는 돈을

잃어버린 댓가로 경찰서 앞 거리에서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가족들을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려 내 동생이 렌트카를 몰고 온다.

반가움, 내 동생이 운전하는 렡느카를 타고

우리 호텔로 온다.

 호텔 0층 로비에서 내 동생이 사온 빵을

먹고...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점심도 걸렀다.

 작은 집 식구들은 작은 집 식구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가시고... 우리는 호텔방으로

올라와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든다.

 긴 하루

 핸드폰을 잃어버려 허탈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