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우리가족 유럽여행... 여섯쨋날 ( 2월 14일)

자작나무1 2024. 4. 6. 08:18

 

 베네치아 Venezia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석호(라구나) 한가운데 수로 위에 세워진 물의 도시이며,

150개의 운하와 400개의 다리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미로의

도시이기도 한다. S자형을 그리면서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4km의

대운하 Canal Grande 주변에는 귀족과 상인들의 호화로운 고딕양식

자택들이 고색창연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 때(15~16세기) 동방의

향신료, 후추, 면직물과 지중해 연안국의 밀, 포도, 올리브유, 소금 등을

교역하며 크게 번창했던 베네치아는 피렌체와 더불어 르네상스 

문화를 꽃 피웠던 도시다. 베네치아 회화를 구축했던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등 거장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곳. 곤돌라를

타고 미로같은 소운하 사이를 헤치면서 가곡 산타루치아 한곡을 

뽑으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 좁다란 미로를 헤매며 숨바꼭질을

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 그곳이 베네치아이다.

 

"Just go 유럽 5개국 -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스페인"

 최 철호님 지음 p.587 중에서...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타서 거실 책상에서 여행기를 쓴다.

여행과 여행기, 핸드폰이 있으면 노래를 들으면서 여행기를

썼을텐데, 핸드폰을 잃어버려 그런 작은 즐거움도 없어졌다.

핸드폰을 잃어버림으로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이 사라져갔다.

식구들이 하나 둘 일어나시고, 아침을 준비해 거실 식탁에서

아침을 먹는다. 유럽 근대의 어느 시기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들었고, 식사를 하면서 영화 "대부 GOD FATHER"

에서 대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장면이 떠올라졌다.

식사 후에 커피 타임, 커피를 마신 후에 천천히 숙소를 빠져나온다.

 

 앞의 CONPOMINIO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타고 종점으로 가고,

버스에서 내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베네치아로 간다. 

수상도시, 베네치아

배에도, 섬에도 사람들이 많고...

산 마르코 광장 Piazza di San Marco

산 마르코 대성당 Basillica di San Marco

축제가 있었는지, 광장 한구석 무대 위에 타이식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바닥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종이들이 뿌려져 있다.

광장과 성당, 유럽에서는 광장을 중심으로 마을이 이루어져 있고,

그 주위에 성당과 청사, 시장이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에 비해 우리에게는 광장 문화가 없다. 여의도 광장이 

공원으로 바꾸어도 그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다는

고 이어령 교수님의 지적. 최 인훈님의 소설 "광장"에서

주인공이 남도, 북도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우리에게나

북한에서도 "광장"이 없기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목이 "광장"이고... 우리와의 비교를 떠나

유럽의 광장문화는 유럽의 열린 문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린 혈연 중심의 가족문화라 광장을 필요치 않았을 것 같다.

성당 옆의 두칼레 왕궁 Palazzo Ducale

파리의 루브르 궁전 만큼의 화려함은 없지만, 대신 단정하고

반듯한 건물로 보였다. 루브르 궁전이 화려함으로 주위를

압도한다면, 두칼레 왕궁은 외양보다는 실속을 앞세우는

베니스 상인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고 보니, 영국의 

W.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의 무대도 베네치아이다.

베네치아의 유명한 다리, 리알토 다리 Ponte di Rialto

다리 안의 상점가, 유명세 만큼 사람들이 많고, 다리 위에서

운하와 배, 베네치아의 정취를 사진기에 담으려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 만큼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해로 옆으로 수직의 건물들. 그 사이를 배들이 지나다

니고... 운하 마을만의 독특함과 낭만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 DFS 면세점은 화장실이 공짜라고 해서 자주 이용을 

하고... 면세점 안에는 세계의 큰 손이라는 중국인들이 많이 

보였다. 고급스럽고 화려한 면세점에 세계 명품 가게들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 이곳 CALLE DE L'ORSO이라는 조그만

가게에서 해산물 파스타를 사 먹는다. 내 동생 말처럼 맛집인지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좌석도 없어 서서 컵 안의 파스타를 먹

는다.

 

 식당을 나와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리도섬 Lido으로 간다.

이 곳은 버스도, 택시도, 자가용도 당연 배이다. 수상도시

리도섬에 도착.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교회

Basillica di Santa Maria della Salute로 간다.

이탈리아는 성당들이, 교회들이 이쁘다.

성지 순례길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십자가의 검은 예수님, 

검은 예수님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우리 가족들은 의자에 앉아 교회에서 

들려주는 파이프 오르간 음악을 듣는다. 그 음악 속에서

중세의 깊이, 그런 것들이 느껴졌다.

유럽 여행은 배나 버스를 타고 돌아다닌다고 해도 주변에

볼거리가 많아 그 만큼 걸을 거리도 많은데, 걷다가 만나게

되는 성당이나 교회는 좋은 쉼터가 된다. 실내여서 덥지도

않고, 조용하고, 게다가 성스러운 분위기.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지친 몸을 쉬면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다시 배를 타고 본섬 베네치아로 돌아오고, DFS 면세점에 

들어가 볼 일을 보고, 이 화장실은 공짜여서 우리 가족들이

몇번이나 이용했다. 이런 것도 문화의 차이이다. 화장실을

돈을 내고 사용한다는 것이 솔직히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공짜로 화장실을 다녔다는 미안함, 고마움에 면세점 1층

Caffe AMO에서 커피를 사 마신다. 여기에도 자리가 없어

서서 마신다.

 

 카페를 나와 또 다시 리알토 다리로 간다. 베네치아에서

리알토 다리와 면세점을 제일 많이 다녔다. 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베네치아가 아름답게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다리의 난간에 서서 그 모습을 사진기에 담는다. 

물의 도시, 해로 하나만으로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하늘에는

노을빛이 펼쳐지고, 물 위로 배들이 지나다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를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겠다.

 우리 가족들은 오래 전에 중국 상해에서 소주로 여행을 갔었었다.

그 때 소주 평강로 수로 위의 다리에서 오늘처럼 해 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오늘 리알토 다리에서

해질녘의 베네치아를 바라보면서, 상해의 수향마을을 떠올렸다.

베네치아의 석양 풍경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상해 수향마을처럼

풍경 속에 어떤 깊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두워지는 베네치아를 뒤로 하고, 배를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오늘 하루 종일 베네치아를 돌아다니면서 난 마음 속으로 이탈리아의 

가곡 "산타 루치아"를 불렀다. 배를 타고 가면서 다시금 "산타 루치아"

를 마음 속으로 노랠 불렀다. 어두운 바다를 보면서...

 

 산타 루치아 Santa Lucia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아름다운 동산 행복의 나폴리

 산천과 초목을 기다리누나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산타 루치아

 

 버스 종점에서 2번 버스를 타고 CONPOMINIO 버스 정류장

으로 오고, 숙소 근처의 까르푸에서 물과 콜라, 아이스크림 등을 

사가지고, 숙소 BARBATO ROOMS로 올라온다.

숙소에서 작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김치 볶음밥을 먹고,

까르푸에서 사 온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먹고 넓은 거실 구석의 탁자에서 지난 여행기를 열심히 이어쓴다.

 

 내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

베네치아를 아름답고 감성적으로 표현한 글이 떠올라

무단으로 나의 여행기에 모셔온다.

 

 "산 마르코 광장 앞에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바다 건너편 산 조르

조 마조레 성당과 그 보다 더 멀리 들어앉은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이 시원하다. 17세기, 베네치아 사람

3분의 1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에서 살아난 이들이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세운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도 이제는 그

아픔을 딛고 평화로움을 되찾았다.

 광장 앞에 늘어선 곤돌라들은 찰랑대는 잔물결에 몸을 실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저녁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 냄새가 신선하다. 노을이 드리

워진 아드리아해는 황금빛이 되어 출렁인다. 출렁대는 물결에 그대로

몸을 맡긴 곤돌라들이 아리아의 선율처럼 오르락내리락하며 노을 속에

빨려든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사랑 만큼 놓치기 힘든 풍경

이다. 우아하게 늙어온 이 '물 위의 도시'를 왜 로맨틱하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로맨틱 러브 스토리를 따라가는 8개 도시 여행 - 사랑한다면 이탈리아" 

   최 미선님 글, 신 석교님 사진 중에서... 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