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학교 운동장에서 일하면서 문득 든 생각

자작나무1 2012. 9. 20. 16:09

월요일날은 비가 내리고 화요일부터 운동장에서 함께 일하시는 형님과 함께 운동장을 평평하게 다지는 일을 하고 있어요.

딱딱해진 모래를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리어카에 담아 움푹 파진 운동장에 뿌리는 일.

오늘 오후에도 그 일을 계속 하였어요.

두시 반이 넘어가고 아이들은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학원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몇몇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 남아 놀았어요.

축구를 하는 아이들, 넓이뛰기를 연습하는 아이들,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갖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

일하는 틈틈이 그늘에서 쉬면서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았어요.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

아이들이 교실에서,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학과지식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도 요즘 세상에서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또한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함께 놀고, 웃고, 이야기하고, 장난치고...

그런 것들도 참으로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놀이가 공부가 되고, 공부가 놀이가 되는 시간들...

그런 놀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넓히고,

함께 뛰어다니면서 몸도 튼튼해지고...

이런 시간들을 거쳐 아이들이 몸도 마음도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닌지.

지식이 많다고, 시험성적이 남들보다 높다고 세상을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처음 본 사람들과도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어른.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만들고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어른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놀이에서 자라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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