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간다 원재훈
석가모니가 예수가 간다
김소월이 백석의 부축을 받으며 진달래 동산으로 가고
김수영이 신동엽과 함께 피흘리며 풀속으로 가고
미당이 말당과 더불어 질마재 넘어가고
고은이 머리 빡빡 깍고 산속으로 울며간다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는 김현은 책을 읽으며
아예 책속으로 들어간다
쫄랑쫄랑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모두들 간다. 이제 돌아온다라는 낱말은
만국어사전에서 사라졌다
여기에서 내가 운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이젠 고전이란 나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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