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편2 김 종삼
조선총독부가 있을때
청계천변 10전 균일상 밥집 문턱엔
거지소녀와 거지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
민영시인이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절제된 말 속에 감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격찬한 이 시는 밥 한그릇과 소주 한병을 놓고 상밥집 한 귀퉁이에 앉아있는 귀와 코가 큰
그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시에서 일체의 디테일이 생략된 방법으로 그린 지난 시대의 우리들의 초상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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