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없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5)

자작나무1 2012. 1. 13. 08:39

오늘 아침에 인터넷을 켜니, 마음 아픈 사진 한 장이 화면에 뜨떠라고요.

덕성여대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줌마들이 용역회사가 바뀌는 바람에 쫓겨나는 상황에 반대해서 차가운 거리에 쭈그려 앉으셔서 결의대회를 여는 사진이었어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 한 장이 아닌가 싶어요.

용역회사가 바꾸어도 거기에서 일하시는 사람들은 계속 일할 수 있는 그런 바탕이 없다 보니,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요.

작년의 홍익대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졌잖아요.

저도 예전에 용역회사에 다닐 때 용역회사가 바뀌는 상황에서 소장님과 주임님만 다른 곳으로 옮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어요.

용역회사가 바뀌었다고 월급도 조금 올라가고요...

그 곳의 관리과 사람들이 마음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미리 회사가 바뀐다고 이야기해주고, 한두사람 빼고는 대부분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준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그렇지만, 그런 경우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예외가 아닌가 싶어요.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날텐데, 사회적인 합의 하에 저의 경우처럼 책임자 한 두명은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옮기더라도, 아니, 모두가 평상시처럼 계속 근무하면서 회사만 바꾸는 그런 식으로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용역회사들이 무수히 많이 생기고, 그 회사들이 덤핑경쟁을 하는 바람에 더더욱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대학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줌마들이 무슨 보따리 강사도 아니고, 업체가 바뀔 때마다 회사를 이리저리 옮겨야 한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하겠지만, 지금 당장 그런 일들이 불가능하다면, 용역회사가 바뀌어도 사람들은 계속 일할 수 있는 그런 제도나마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평생을 식당에서, 화장실에서 일을 했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직장에서 쫓겨나고 추운 날 거리에 앉아 투쟁이라는 낯선 구호들을 외치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또 하나, 우리나라가 잘 사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우리사회의 맨 밑바닥에서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이 최소한 갑작스러운 퇴사로 마음 아파하시고, 길거리에 내몰리는 상황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은 사회란, 비록 거리를 쓸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지라도 우리사회에서 큰 소리치며, 떳떳이 사는 그런 사회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말로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 실제로는 직업에 따른 차별이 점점 더 심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 같이 밥 세끼 먹고, 밤에 잠 자는 것은 똑같은데...

모두가 똑같다는 생각으로 함께 잘 사는 사회... 지금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그런 사회로 나아가도록 저부터 노력하겠어요.

솔직히 아침부터 화가 나네요...

힘 없는 저에 대해서, 아니꼬우면 출세하라는 우리사회에 대해서...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부당함에 아침부터 열받지 않는 그런 사회가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