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색, 계"를 보고...

자작나무1 2022. 11. 20. 20:12

 

 211. 영화 "색, 계"를 보고...

 

 일본이 중국 일부를 점령한 시기

상해에 사는 왕 치아즈는 영국에 계시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홍콩에서 대학을 다니게 된다.

학교 급우들과 함께 조국의 독립을 고취하고자 하는 

애국연극동아리에 가입하고, 연극을 통해 독립자금을 모은다.

 

 어느 날,

일본의 방첩기관장인 이 모청이 홍콩으로 온다는 소식에

왕 치아즈는 막 부인으로 변신하여 

이 모청을 암살할려고 하였으나, 실패에 그친다.

 

 3년 후

왕 치아즈는 상해로 돌아와 대학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우연히 홍콩에서의 연극동아리 사람들을 만나

다시금 이 모청을 죽이기 위해 막 부인으로 위장하여

이 모청의 집에 드나들게 된다.

이 모청 부인과 친구들이랑 마작을 즐기는 막 부인

그러면서 다시금 이 모청과 가까이 지내게 된다.

부인 몰래 이 모청을 만나 모처에서 진한 정사를 나누고....

연극부원들은 그 사이 이 모청을 암살할 기회를 노리고...

결국 맞춘 다이아 반지를 찾기 위해

보석상을 찾아간 막 부인과 이 모청

미리 정보를 듣고 보석상 주위에 포진하고 있던 연극부원들은

이 모청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었으나,

막 부인이 어서 이 곳을 피하라는 귀뜀에

암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미덕

아마 이 영화를 만든 이 안 감독이 중국 감독이었다면,

애국심 고취 차원에서 여기에서 이 모청을 죽게 만들었겠지만,

미국계 감독이어서 이 모청을 죽음에서 피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일본군의 개라는 이 모청이지만,

서로 만나고, 사랑을 나누면서 그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서로간에 싹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모청이 왕 치아즈에게 그렇게 못 되게 굴지 않았다.

정사 시 거친 모습이 있기는 했지만,

평상 시 이 모청은 점잖고 예의 바르면서 빈틈 없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일지라도 자주 만나면 정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 부분들을 영화 속에 잘 포착하였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19금의 농도 짙은 정사신

서로 상반된 입장, 죽일려는 여자와 죽어야만 하는 남자

거기에 나라는 일본이 장악한 어수선한 상황

또 불륜

그런 어지러운 상황과 관계 속에서  

둘의 사랑이 격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그런 부분들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안 감독의 남녀간의 사랑과 성에 대한 깊은 이해 아래

이런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국가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남녀간의 감정들을

솔직하면서 섬세하게 잘 그려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의 말씀

일본군이 중국을 쳐들어 왔는데,

중국땅이 일본군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넓고도 넓어서 중국을 장악할 수 없었다는 말씀

아무리 서쪽으로, 서쪽으로 진군을 하여도

중국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 당시 중국의 힘은 많은 사람들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넓은 땅에 있었다는 말씀이 떠올라졌다...

 

 영화  "색, 계"

감독 : 이 안

주연 : 탕 웨이, 양 조위, 조안 첸, 왕 리홍

2007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