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를 보고...

자작나무1 2023. 12. 10. 09:08

 

 280.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를 보고... 

 

 이 영화는 내 동생이랑 보았는데,

내 동생은 전에 나와 함께 보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난 본 기억이 없어 처음 보는 영화인 줄 알았다.

옆집의 흑인이 중국에서 신발을 받아 

싼 가격에 파는 장면에서 이 영화를 전에 보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보다는 두번째 보았을 때 더 좋았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그저 그랬다.

 

 영국 뉴캐슬에서 평생 목수로 살아온 다니엘은

아내가 죽고, 의사가 심장병으로 일을 하지 말라는 조언에

고용지원센터에 병으로 인한 실업급여를 받을려고 하였는데,

직원들의 딱딱한 태도와 온라인 신청이라는 말에 

그냥 센터를 나온다.

평생 컴퓨터를 해보지 못한 다니엘로서는

컴퓨터는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었다.

센터를 나오면서 런던에서 두 아이와 함께 뉴캐슬로 이주한 케이티를 만나고...

자신처럼 어려움에 처한 케이티를 도와준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사는 케이티

목수였던 다니엘은 집 안의 망가진 곳들을 고쳐주고,

촛불을 이용해 밤에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씨의 다니엘을 만난다.

 

 돈이 급한 다니엘은 고용센터를 다시 찾아가고,

어렵사리 인터넷으로 실업수당을 신청하였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초과되어 신청을 할 수 없었고,

자신은 아파서 직장을 얻지 못하는데,

센터 직원은 구직활동을 해야만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자신의 생각으로는 그게 아닌데, 센터에서는 그 이야기만 반복한다.

게다가 구직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다시 병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다시 신청을 하지만, 담당자는 아무 연락이 없다.

화가 난 다니엘은 센터를 나와 

벽면에 자신이 아파서 직업을 구할 수 없고,

그래서 병으로 인한 수당을 받게 해달라고 크게 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 다니엘을 바라보고...

한 사람이 앞장서서 그를 응원한다.

이 영화에서 이 장면이 압권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엄격한 영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자,

가난에 처한 사람에 대한 지지

결국 다니엘은 경찰서에 끌려가고, 

과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훈방조치 된다.

 

 난 다니엘이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일단 돈을 받기 위해 센터 직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따라 구직 수당이 아닌 병에 의해 수당을 받겠다는 다니엘

그 장면에서 융통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의 법이나 규칙, 질서를 함부로 무시했던 내가 떠올라졌다.

어떤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융통성이 발휘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소홀히 대했다는 생각도 들고...

또 어려워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다니엘

그게 다니엘이 말한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는 생각에 

공감하면서 큰 깨우침을 받는 느낌이었다.

또힌. 나한테는 그런 최소한의 원칙마저 있는지,

그걸 제대로 지킬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그러지 못한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였다.

 

 영국의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엄격하기만 한 영국정부

물론 국가 예산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행정은 서비스인데,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영화 속 푸드마켓처럼 친절하게 

가난한 사람들을 대해주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들었다.

 

 보고나서 아무 원칙없이 되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더 나아가 부끄럽게 만들게 하는

좋은 영화 한편이었다...

 

 마지막으로 황 석영님의  단편소설 속의 경구를 덧붙인다.

"여럿이 윤리적인 무관심으로 해서 정의가  밟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거야. 걸인 한 사람이 이 겨울에 얼어죽어도 그것은

우리의 탓이어야 한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감독 : 켄 로치

출연 :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

           샤론 퍼시, 브리아나 샨, 딜런 맥키어넌

2016년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