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자작나무1 2023. 12. 14. 10:14

 

 282.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엊그제 행정실 연수로

광명의 롯데 시네마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것은 너무나 오랫만이었고,

TV나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아야 하는데...

 

 영화 "서울의 봄"

1979년 12월 12일 

전 두환 일당의 쿠테타

영화를 보면서 쿠테타인데,

너무 준비가 소홀했던 것 같다.

중간중간 반란군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며,

어려운 상황에서 결단을 내리는 모습조차도

어색하게 보였다.

그래도 한 나라인데,  그 나라가 그렇게 허술했나 

그런 생각도 들고...

하긴 정상적인 국가였다면

두번씩이나 군대가 쿠테타를 일으킬 수 없었겠지만...

근원적으로는 남북대치 상황이

이런 일들을 벌어지게 했다는 생각도 들고...

우리 현대사의 아이러니이다.

 

 사람들은 영화에서 정 우성님이 멋졌다고 하는데,

정 우성님 또한 준비가 너무 허술해 보였다.

반란군의 상황을 알면서도

고작 백여명이,

그것도 취사병을 포함해서...

적은 수의 병력으로 반란군을 진압하겠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감독님은 그런 상황에서

반란군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했겠지만...

허술한 대응이 오히려 반란군의 쿠테타를 

가능하게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군인끼리 총질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대응이었다고 하더라도

난 오히려 멋지다기보다는 답답해 보였다.

이건 우리 현대사의 답답함일 수도 있고...

 

 난 개인적으로 영화 속의 최 규하 대통령이 인상 깊었다.

그 당시 대통령으로서 군부의  쿠테타를 막지 못 했다는 비판은

당연히 받아야겠지만,

전 두환의, 군인들의 압박에도 

정 승화 계엄사령관의 체포건에 결재하지 않는 강단이며,

나중에 국방장관의 결재를 받아오니까

결재를 해주면서 날짜와 시간을 기재함으로써,

사후 승인을 분명히 한 점은 나름 의미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중에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는데,

어쩜 모든 역사를 증언해야 한다는 논리에

자신 스스로 거부함으로써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신이 정당한가에 대한 논의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겠지만...

 

 영화는 잘 만들었지만,

내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난 별로였고,

그럼에도 그 당시 반란군들의 급박한 상황들을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지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 영화의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았다.

 

 79년 겨울, 서울의 봄 이후

우리는 80년 봄, 광주의 지옥을 겪어야만 했다.

단지 군인들의 정권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들이었다.

 

 

 영화 "서울의 봄"

감독 : 김 성수님

출연 : 황 정민님, 정 우성님, 이 성민님, 박 해준님, 김 성균님

          김 의성님, 정 동환님, 안 내상님, 유 성주님, 최 병모님,

          박 훈님, 이 재윤님, 김 성오님

          정 만식님, 정 해인님, 이 준혁님

2023년작

 

 *내가 이제까지 쓴 영화 감상문 중 이 성민님이 출연한 영화들

   공작(19),  변호인(32), 두근두근 내 인생(212)

    부당거래(238), 서울의 봄(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