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마흔)

자작나무1 2014. 2. 14. 19:01

선비와 산적두목(마흔)

 

 시건방진 대원군 집사를 따라

남한산성 군영에 도착한 산적두목과 부하들

 

 간단한 절차를 밟아

남한산성 북문을 지키는 군인이 되었습니다.

 

 평생을 산속에서

관의 눈을 피해

도적으로 살았던 무리들이

국가의 녹을 받아먹는

군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다소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운장산 깊은 계곡에서

사람들에게 군사훈련을 시켰던

산적두목의 입장에서도

지금의 현실을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생각들과 함께

자신의 앞으로의 인생이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흘려가는 것은 아닌지

그런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