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마흔 둘)

자작나무1 2014. 2. 28. 20:02

선비와 산적두목(마흔 둘)

 

 산적두목이 남한산성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한달하고도 달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대원군 집사라는 놈은

한주에도 몇번씩

산적두목을 찾아왔습니다.

 

 산적두목을 감시하는 것도 아니고...

 

 올때마다 돈도 가져오고,

귀한 음식도 갖다주고

의복도 챙겨왔습니다.

 

 또한

전주에서 남한산성으로

길을 안내할 때에는

겁도없이

잘난체를 하고

오만방자했던 대원군 집사

 

 산적두목이 남한산성에서

군인으로 근무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 태도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공손한 태도에 공손한 말투

말을 너무 높여

무슨 말인지 모를정도로

변하였습니다.

 

 갑자기 태도를

정반대로 바뀌니

산적두목

어리둥절하고 

어떻게 대원군 집사를 대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런 대원군 집사를 보면서

한대 쳐박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어지럽고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상에서

돈 없고, 배운 것 없고, 권세마저 없는 대원군 집사가

하늘을 나는 새에게도 호통을 친다는

까다롭고 그 속을 짐작하기조차 힘든 대원군 밑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재빨리 태도를 바뀌어나가는

그런 처신밖에 없다는 생각에

대원군 집사가

측은하고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날을 잡아서

자신에게 잘난체하고 거만했던 일들에 대해

따끔히 혼내 주어야지 맘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