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산적두목

선비와 산적두목(쉰)

자작나무1 2014. 3. 22. 07:10

선비와 산적두목(쉰)

 

 성난 군인들과 함께

경복궁에 쳐들어가

한바탕 난리를 피웠던 산적두목

 

 다른 일행들과 헤어져

순라를 도는 순라군을 피해

청계천변을 돌아다녔습니다.

 

 밤 늦은 시간

혼자 청계천을 따라 돌아다니다가

어디선가

이 세상 소리가 아닌 것 같은,

슬픔이 가득찬 피리소리에 반해

피리부는 사람 곁에서

피리소리를 들으면서

긴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날이 밝아지자

산적두목의 제의에

밤새 말이 없던

피리 불던 사람도

산적두목을 따라

가까운 국밥집에 들어가

국밥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