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박4일 제주여행... 넷쨋날( 6.22)... 절물자연휴양림

자작나무1 2020. 7. 16. 07:48

 창 밖이 환해져서 눈을 뜬다.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

수평선에 구름층이 두꺼워 해돋이는 보기 힘들 것 같다.

 해돋이 때문에 일부러 호텔에 자리를 잡은 것인데...

해돋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중화TV 주유천하 - 홍콩으로 떠나다를 보면서

어제의 여행기를 이어쓴다.

7시 반

호텔 조식 뷔페를 먹으러 간다.

OCEAN SUITES JEJU HOTEL의 조식

베이컨, 구운 토마토, 닭가슴살, 감자 튀김

밥에 오징어 젓갈, 치즈, 삶은 계란을 반찬으로 아침을 먹는다.

아침을 먹고 방에 올라와 짐을 챙기고,

체크 아웃을 하고 호텔을 나온다.

관덕정 버스정류장에서 344번 시내버스를 타고 절물 자연휴양림으로 간다.

버스에서 들은 여성시대 라디오 사연

코로나19로 사업이 어려워져 폐업을 할려고 하였는데,

그 방법을 몰라 어물쩍거리고,

어렵사리 폐업절차를 알았는데,

돈이 없어서 폐업을 하는데에도,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렇게 힘들게 폐업을 하였는데,

그 직원들은 사장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미리 대비를 해야지

회사 문을 닫았다고, 비난을 퍼붓는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우리 경제사정이 이 사연 속에 다 담겨 있는 것 같다.

회사문을 닫은 사장님,

회사에서 갑자기 쫓겨난 직원들

사장님은 밀린 임금을 갚기 위하여 일당 8만원의 일용직을 다니고 있다고 하신다.

어려운 상황에서 팔자좋게 여행을 다니는 나

자신이 갑자기 미워졌다.

종점인 절물 자연휴양림에 도착

 

    절물 자연휴양림

 

  울창한 수목 사이 숲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와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

 

  제주 절물자연휴양림은 제주시 중심지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숲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50여년생의

 삼나무숲에서 피톤치드를 마시며 삼림욕을 즐기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맑아집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휴양숙박시설, 맨발지압효과의 건강산책로,

 교육시설인 세미나실, 오름등산로, 쉼터, 약수터 등 여러 가지

 유익하고 편리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은 물론 각 단체별

 교육 연수, 야외 수련회와 유치원, 학원의 자연관찰 등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곳 입니다.

  '절물'이란 지명의 유래는 옛날 절 옆에 물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 절은 없으나 약수암이 남아 있습니다.

 약수터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음용수로 많이 이용하고 있어 제주시

 먹는 물 제1호로 지정되어 꾸준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의 삼나무숲

빽빽이 늘어선 삼나무들이 장관이다.

데크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누르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온다. 시원함

제주의 바람

윗세오름에서의 산바람

가파도에서의 바닷바람

절물휴양림 삼나무숲에서의 숲바람

산바람, 바닷바람, 숲바람을 느낄 수 있는 제주

삼나무 아래의 고비

무성한 고비잎들로 휴양림이 풍성해진다.

풍성한 숲

한켠에는 수국꽃이 또한 풍성하게 피여 있다.

탐스러운 꽃

데크길을 따라 한바퀴 돌고 내려온다.

삼나무 숲길

삼나무 사이를 걷는 사람들이 작아보인다.

6년전 가보았던 양산 법기수원지 숲이 떠올라지는 곳

연못

벌써 수련이 피여 있다.

연못 주위의 무성한 나무들

이 연못을 보면서 재작년 다녀왔던 일본 교토 청수사 아래의 연못이 떠올라졌다.

연못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연신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을 것이 많은 절물 자연휴양림

그래서 예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다.

절물 자연휴양림을 나와 버스종점인 절물 자연휴양림 버스정류장에서

344번 터미널행 시내버스를 타고 동문로터리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동문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칠성로 옆 STARBUCKS COFFEE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조각 케잌을 먹는다.

저번 강릉에서처럼 내 동생이 STARBUCKS 쿠폰을 보내줘서 오게 되었다.

나의 점심

카페를 나와 도로를 건너 동문시장 뒷편의 오현단으로 간다.

난 오현단은 오현 고등학교 안에 있는 줄 알았는데,

작년에 여기를 지나가면서 오현단이 이곳에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오현단

 

  오현단은 조선시대 제주에 이바지한 오현을 배향한 귤림서원의 옛터에 조성한 제단

 이다. 오현은 1520년(중종15)에 제주에 유배왔던 층암 김정, 1534년(중종29)에

 제주목사로 부임한 규암 송인수, 1601년(선조34)에 제주 안무사로 왔던 청음

 김상헌, 1614년(광해군6)에 제주에 유배왔던 동계 정온, 1689년(숙종15)에

 제주에 유배왔던 우암 송시열 등 다섯 사람을 이른다. 1871년(고종8)에 귤림서원이

 헐린 뒤에 1892년(고종29)에 김의정을 중심으로 한 제주 유림이 귤림서원의 자리에 제단을

 조성했다. 지금은 위패를 상징하는 조두석 5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 제단은 1578년(선조11)에

 제주목 판관 조인후가 가라굿물 동쪽으로 충암묘를 지은 것이 시초인데, 1667년

 (현종8)에 충암묘를 현 오현단으로 옮겨 와 사당으로 삼았다. 1659년(효종10)에 목사 이괴

 가 이곳의 장수당을 제로 바꾸어 귤림서원이라 했다. 1682년(숙종8)에 사액을

 받고 김정, 송인수, 김상헌, 정온 등 네 사람을 모셨다가, 1695년에 송시열도 함께 모시면서

 다섯 현인을 배향하게 됐다.

 

 

 뒷편의 높직한 성벽, 무성한 나무들

오현단... 제주에 오셨던 다섯명의 현인을 기리는 곳

난 당연 추사 김정희 선생님도 그 안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장수당, 귤림서원, 향헌사

그늘이 지고, 사람들이 없어 성스러운 분위기도 나지만,

전체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것 같다.

 오현단을 나와 그 위의 제주 성지, 제이각으로 간다.

제주 산지천을 중심으로 일본군의 침입에 대비한 성이 있었는데,

일제시대 제주항을 개발하면서 성을 허물어 그 돌을 사용했다고 한다.

뒷편의 벼랑

높은 곳에 있어 주변이 잘 보인다.

제이각을 내려와 동문시장 옆 중앙성당을 찾아간다.

 오래된 건물

성당이 높아 한번에 다 담기도 힘들다.

주변은 조용한 분위기

성당을 나와 도로를 건너 목관아 앞을 지나간다.

원래 목관아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급해서 안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관아 안에 관광객이 없어 월요 휴무인 줄 알았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관아 안을 돌아다닌다.

2층의 누각, 망경루

그 망경루를 보자마자 어머니와 안선생님이 떠올라졌다

3년전 엄마, 안선생님, 내 동생이랑 목관아에 온 적이 있었고,

그 때 망경루 앞에서 어머니와 안선생님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이

제일 먼저 떠올라졌다.

옛건물들과 나무들, 입구의 연못

화단 안의 많은 동자석들

무덤 앞을 지키고 있어야 할 동자석들이 엉뚱한 곳에 모여 있다.

제주의 동자석은 이렇게 무덤 옆을 떠나 일본으로, 인사동으로 흩어져 있다.

삶과 죽음은 엄한 것인데, 인간의 욕심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한복판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그래서 작은 동자석들을 보면서 웬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숟가락을 들고 있는 동자석을 한참 쳐다본다.

목관아를 나와 관덕정으로 간다.

정자 안의 그늘

그런데 정자 안에는 사람들이 없다.

에어컨 바람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누각의 그늘은 별 매력이 없어졌다.

나 혼자 정자 안에 들어가 앉아 있는다.

도로의 차소리, 뜨거운 햇빛

그럼에도 그런 소음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느낌이다.

관덕정을 나와 제주 향교로 간다.

그런데 제주 향교는 코로나19로 굳게 닫혀 있다.

밖에서 보니, 향교가 다른 지역의 향교보다 커 보인다.

향교를 지나 용담1동 주민센터 버스정류장에서 454번 도두도행 시내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간다.

제주공항에서 김포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문득

들국화의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가 떠올라졌다.

 

   기나긴 하루 지나고 대지 위에 어둠이

  오늘은 끝남을 말해주는데

  오늘의 공허를 메우지 못해 또 내일로 미뤄야겠네

  꿈 속에 내 영혼 쉬어갈 내 사랑 찾아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내 몸 쉬어가면

  사랑하는 여인을 꿈 속에 만날까

  육신의 피로함은 풀리겠지만

  내 영혼의 고난은 메워질까

  꿈 속의 내 영혼 쉬어갈 내 사랑 내 사랑 찾아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내 몸 내 몸 쉬어가면

  사랑하는 여인을 꿈 속에 만날까

 

 

 *어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