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95

2016년 망년회

2016년 망년회 누군가는 병신년은 가고 병신년은 가라고 건배사를 하고... 누군가는 올해는 뭐 같았으니까 내년에는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어 누군가는 건배사 대신 희망가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술취한 우리들에게는 절망가로 들렸어 망년회를 마치면서 누군가는 경칠놈의 세상 빌어먹을 세상이라면서 세상에 대해 마구 욕을 해댔어

나의 이야기 2016.12.27

간이역에서...

간이역에서... 밖에는 무지막지하게 흰 눈이 쏟아지고 있었어 역사 안 가운데 조그만 난로 주위로 승객들이 모였어 나이 드신 할머니는 난로에 바짝 붙으셔서 꾸벅꾸벅 졸고 계셨어 길게 늘어뜨린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난로에 닿을 것 같아 괜시리 걱정이 들었어 어떤 아주머니는 연신 기침을 콜록이시고, 어떤 아저씨는 오지 않는 기차에 대해 시발, 시발 험담을 늘어놓으셨어 역사의 역무원은 오지 않는 기차에 대하여 아무 말씀이 없으셨어 답답한 마음에 역사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 싶었지만, 쏟아지는 눈과 추위가 무서워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어 기차는 눈 속을 뚫고 올 수 있는지 오지 않는 기차에 대한 걱정으로 역사 안은 무겁기만 했어 어두워진 하늘 아래 밤송이만한 눈은 쉴새없이 쏟아지고 쌓이고 또 쌓이고...

나의 이야기 2016.12.25

뜨거울 때 피는 꽃

지난주 토요일 집회로 복잡한 광화문 광장을 돌아다니다가 문득 다 탄 연탄 위에 노란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누군가의 아이디어인지... 그 옆에는 뜨거울 때 꽃이 핀다고 씌여 있었습니다. 하얀 연탄재와 노란 장미 이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였습니다. 제 마음 깊은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뜨거운 무언가 욱하고 튀어나올 것 같았습니다. 제 몸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는 부끄러움 젖은 장작개비 마냥 타다가 꺼지고, 타다가 꺼지고... 그런 삶 속에서 그게 당연한 일인양 아무 생각없이 살았던 지난날들이 부끄럽게 떠올라졌습니다. 뜨거울 때 피는 꽃 매일 뜨겁게 살수는 없겠지만, 정말 뜨거워할 때는 물불 가리지 않고 뜨겁게 살아야지... 하는 다짐도 함께 들었..

나의 이야기 2016.12.20

눈길

눈길 어젯밤에는 살짝 눈이 내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데 신도림역 주변은 눈이 다 녹았는데, 온수역 주변은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인도를 따라 길게 눈길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길 고요하고 적막한 아늑한 길 눈길 그 눈길을 밟기가 무척이나 미안했습니다. 또한 오래전에 읽었던 노쳔명님의 "설야산책"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떠올라지기도 했습니다. '눈이 내리는 밤은 성찬을 받는 밤이다' 그 글을 떠올리면서 조용히 눈길을 지나갔습니다. 오늘 아침의 눈길은 하늘로부터 성찬을 받는 그래서 고맙고 감사한 성스러운 길이었습니다.

나의 이야기 2016.12.07

TV로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를 보고나서...

TV로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를 보고나서... 어젯밤에는 TV조선에서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를 보았습니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거기에 더해 대기업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모아 독일에서 호의호식을 하는 모습들 딸 정유라양의 이대 부정입학 일반 학생들은 한학기에 7일만 강의에 빠져도 F학점을 받는데, 정유라양은 7일만 강의에 참석하여도 높은 점수가 나오는 현실 앞에 많은 국민들과 어린 학생들은 분노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우리 아버지의 말씀도 떠올라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돈이 없어 밥 한끼 못 먹는 것은 참아도, 누군가가 남의 밥그릇을 빼앗아 두끼를 먹는 일은 절대 용서하지 못 한다는 말씀 어제 광화문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여성 대통령의 비호 아래 호의호식을 누렸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이며, 불공정하고 정의..

나의 이야기 2016.11.13

故백남기님의 마지막 추모 집회를 다녀와서...

故백남기님의 마지막 추모 집회를 다녀와서... 어젯밤에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故백남기님의 마지막 추모 집회를 다녀왔습니다. 작년 11월 광화문 앞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물대포의 직접적인 조준사격으로 쓰러지신 故백남기님. 쓰러지셔서 오랫동안 서울대학병원 입원실에서 혼수상태에서 누워만 계셨던 백남기님 정부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뒤로한 채 대학시절 학생회에서 데모를 많이 하셨던 분이라 순수한 의미의 농민이 아니라는 정부와 일부 사람들의 궤변 돌아가신 이후에는 가족들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부검을 하겠다는 정부와 경찰의 집요한 집착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것이 정부의 첫번째 의무이자 정부의 존재이유인데, 그런 상식조차 쉽게 무시하는 정부 1년 동안 서울대학병원을 찾아오셔서 추모 집회와 부검을 못..

나의 이야기 2016.11.05

성과 상여금에 대한 한마디

성과 상여금에 대한 한마디 요즘 장기간의 철도파업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언제 파업이 끝날 것인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사고 파업의 시작점인 성과 상여금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습니다. 성과 상여금 일본사람들은 잘나지 못한 사람들이 똘똘 뭉쳐 멋진 작품을 만드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난 사람들이 많아 서로 싸우느라고 무슨 일을 할 수 없다고...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그렇게 알고 있는데, 성과 상여금은 잘난 우리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보다는 더욱 뭉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회사 사람들이 똘똥 뭉쳐 하나가 되어 멋진 작품들을, 일들을 할 수 있는데 성과 상여금은 서로를 경쟁을 시켜 우리 사회의 폐단을 더 크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

나의 이야기 2016.10.23

좋은 글이 주는 행복한 아침이야기

오늘 아침에 학교 일일통신을 보았는데, 일일통신 아래에 좋은 글이 씌여 있었습니다. 상대를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 말라. 상대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 뿐, 생각까지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이해일지도 모른다. - 무무저/양성희 역, 사랑을 배우다 중에서 - 무엇보다도 마지막 구절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이해일지도 모른다는 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말을 듣고, 그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맞장구를 쳐준다는 말 어쩌면 사랑이 이해라는 것을 안다면 사랑하는 일이 조금은 더 수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좋은 글을 읽게 되어서 행복한 아침이었습니다. 좋은 글이 주는 행복

나의 이야기 2016.10.18

고양 호수공원 이야기

고양 호수공원 이야기 가운데 넓은 호수 호수가 넓어 내가 어린시절 자주 보았던 춘천의 공지천과 소양강을 떠올리게 하는... 잘 자란 나무들 나무 그늘 아래 풀밭 위에서 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서 휴일 오후시간을 즐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퍽 멋져 보이는... 이국적인 모습들 그래서 초등학생 시절 미술시간에 보았던 프랑스의 신인상주의의 창시자인 쇠라의 "그랑자드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그림이 떠오르는... 호수공원의 매력 공원 산책길을 따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호수를 바라보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 봄과 가을에는 꽃축제가 열리는... 꽃의 도시, 고양시 고양 시민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을 주는 소중한 공원 고양호수 예술축제 기간에는 이런저런 공연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나의 이야기 2016.10.09

중국 우전 이야기

중국 우전이야기 작년 2월 4박5일 부산여행 시 아침에 모텔에서 케이블TV로 본 풍경 하나 변우민님이 운남성 여행을 마치시고 마지막날 변우민님이 특별히 선택하신 곳, 우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좁은 수로 양편으로 오래된 옛 집들이 수양버들과 함께 줄지어선 모습들 비가 내려서 그랬는지 화면 전체가 흑백이었던... 그래서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오롯이 남아있는 장면 검은 기와에 검은 나무기둥 창틀마저도 검은색 물마저도 탁해 보여서 전체적으로 단색의 수향마을 아름답다기보다는 그 풍경 속에 어떤 깊이가 느껴지던 느낌 알 수 없는 깊이감 그게 단색의 풍경이 이루어내는 깊이일 것도 같고 긴 역사 속에서 우려나오는 깊이 같기도 하고... 그 깊이 아래 밑바닥에는 웬지 모를 슬픔이 도사려 있을 것 같은 처연한 마을 모습들..

나의 이야기 201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