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40

학교 운동장에서 일하면서 문득 든 생각

월요일날은 비가 내리고 화요일부터 운동장에서 함께 일하시는 형님과 함께 운동장을 평평하게 다지는 일을 하고 있어요. 딱딱해진 모래를 곡괭이로 파고 삽으로 리어카에 담아 움푹 파진 운동장에 뿌리는 일. 오늘 오후에도 그 일을 계속 하였어요. 두시 반이 넘어가고 아이들은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학원으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몇몇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 남아 놀았어요. 축구를 하는 아이들, 넓이뛰기를 연습하는 아이들, 모래사장에서 모래를 갖고 장난을 치는 아이들... 일하는 틈틈이 그늘에서 쉬면서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았어요. 그러면서 문득 든 생각. 아이들이 교실에서,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학과지식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도 요즘 세상에서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또한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함께 놀고, 웃고,..

단상 2012.09.20

국립공원 휴식년제에 대한 저의 생각들

지난 토요일날 화계사를 둘렀다가 북한산 둘레길을 가기 위하여 절 아래의 탐방지원센터를 지나가는데, 앞에서 지키고 계시던 직원 한 분이 설문지 좀 작성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설문지를 보니, 산에 오르는 시간과 북한산에 얼마나 오는지, 그런 단순한 설문들과 국립공원 휴식년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들이었습니다. 우리사회가 주5일제로 전환이 돼가고, 건강이니, 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말과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서도 탐방로를 정비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산에 쉽게,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시설들을 정비하였습니다. 또한 제가 저번 주와 이번 주에 갔었던 북한산 둘레길처럼 산밑의 둘레길을 마련하여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산을 찾을 ..

단상 2012.09.10

일상에 대한 단상

아침 6시... 일어나 씼고, 아침 먹고, 직장에 나가고... 오전 11시 30분... 점심 먹고... 오후 5시... 퇴근하고... 저녁6시... 저녁 먹고... 저녁8시... 뉴스 보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래서 어떨 때는 그런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지겨운 일상들이 나의 삶을 받쳐준다는 생각도 들고, 어떤 순간에는 그런 일상의 반복이 눈물나도록 고마울 때도 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어느 한순간에 무너진다면... 그리고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일상이라는 생각에... 더더욱 소중하게 생각되며, 감사하게 받아들여집니다.

단상 2012.03.11

12월의 단상... 화려한 12월

5월, 10월이 생활하기에 좋은 달이라면, 12월은 가장 화려한 달이 아닌가 싶어요. 연말 분위기에, 송년회가 벌어지고, 성탄이 들어있고... 이런 일들이 12월을 화려한 달로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어쩌면 또 다시 한해가 저물어가고, 그래서 나이 한살 먹고 그런 아쉬움을 감추려고 일부러 12월을 더욱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엊그제 밤에 시청 앞 광장에 나갔는데,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려고 분주하고, 그 한쪽에서는 스케이트장을 만들려고 복잡하더라고요. 이런 일들이 12월의, 겨울의 한 풍경이겠지만... 거리에도 쇼윈도에는 화려한 장식물들로 꾸며져 있고, 벌써 크리스마스 캐롤도 들을 수 있고, 한편에서는 구세군들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12월의 화려한 모습들이 이런 식..

단상 2011.12.05

가을 단상(2)... 황금빛 가을 들녘

올 여름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려서 이번 농사에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런 걱정들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곤 했어요. 비도 문제지만 거기에다 일조량이 부족하여 한여름 뜨거운 뙤약볕을 받으며 자라야할 벼며, 농작물들이 생육하는데 많은 지장이 있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한거죠. 실제로 몇일 전에 신문을 보니, 올해는 평년보다 약30% 수확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여튼 그런 무자비한 여름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이 나마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농사를 직접 짓는 농부님들의 입장에서는 저의 생각과는 물론 다를 수도 있겠지요. 일기불순으로 인하여 농사를 망치면 농사 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망치게 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시골에 가면 황금빛 들녁이 펼쳐져 있어요. ..

단상 2011.10.17

가을 단상(1)... 단풍 이야기

어제는 천둥을 동반한 세찬 비가 내려서 다시 여름이 왔나 그런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심한 가뭄이었는데, 그 나마 어제 많은 비가 내려줘서 가뭄해소에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오전 한 때 비가 내리더라고요. 지난번에 장성에서 백양산으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보았던 바닥이 드러난 장성호가 생각나네요. 이왕 내리는 비라면 좀 더 많이 내렸으면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오늘은 비도 오고, 어제 비 맞으며 너무 많이 돌아다녀 집에서 푹 쉬고 있어요.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집에서 늘어지게 잠도 자고, 라디오도 듣고, 카페에 들어와 다른 님들의 글을 읽는... 한가한 시간도 그리 나쁘지 않네요. 시월 중순... 가을도 어느덧 깊숙이 우리 안으로 들어..

단상 2011.10.16

막바지 무더위에 대한 단상...

좀전에 장애인 카페에 들어가서 다른님들이 쓰신 글을 읽었는데요, 오늘처럼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사람들에게는 꽤나 짜증나는 일이지만, 추수를 앞둔 벼며, 사과, 배 등의 과수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지난 여름 계속되는 비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서 농부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 나마 막바지 무더위가 찾아와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이런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미처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 했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다보니, 농촌의, 농부님들의 마음을 헤아려보지 못 했습니다. 아마 그게 저의 한계인가 봅니다. 새삼 자기 입장에서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너무 더워 저도 모..

단상 2011.09.15

툇마루에 대한 단상...

어제 창덕궁에서 툇마루를 보니깐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은 저의 예전집은 양옥이어서 퇴마루가 없었어요... 다만, 어린시절 친구들의 집에 놀러가면 친구들은 툇마루에 책상을 갖다놓고 거기서 숙제나 공부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생각에 저도 우리집에 저런 툇마루가 있으면, 거기서 공부도 하고, 졸려우면 낮잠도 자고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웬지 툇마루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여름에도 항상 그늘이 져 있어 거기서 공부를 하면 참 잘 됐을 것 같았고요, 한 여름 툇마루에서 잠을 잔다면 그 잠은 분명히 꿀잠일 것 같았어요... 비 내리는 창덕궁... 저는 빗속에서 거니는 것을 잠깐 멈추고 툇마루에 앉아 무심히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니, 하염없이 평화스러운 분위기와 서울 한가운데 있으면..

단상 2011.05.22

4월 20일 장애인날에 대한 단상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그러네요...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들의 생일 이라고 그러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데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굳이 장애인의 날을 만든 것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또 다른 반증인 것 같아서 싫어요... 비장애인의 날을 꼭 만들 필요가 없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에게 일반 사람들처럼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또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없다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또 장애인의 날 이런 것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구분짓는 그런 날로 비춰져서 더더욱 그래요... 오히려 4월 20일을 사회적 약자 - 노인, 환자, 임산부, 어린이, 외국인 - 들을 위한 날로 지정하고,..

단상 2011.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