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49

북한산 산행기(2011. 10. 31)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지나가는 가을이 못내 아쉬워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보통 집에서 편하게 쉬는 날인데, 오늘 산에 가지 못하면 올 가을에는 산에 못 갈 것 같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다.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서울역 버스정류장에서 704번 송추행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가을이라 그런지 정류장에는 산에 가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하긴 봄에는 꽃 구경 다니고, 가을에는 산으로 단풍 보려 다니고... 그렇게 살아야 산다고 할 수 있겠는데, 뭐가 그리 바쁜지... 704번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앉을 자리가 별로 없다. 간신히 한자리 비어 맨 앞자리에 앉고... 버스는 한국은행 앞과 명동을 지나고 조계사 앞과 경복궁 앞을 지난다. 창 밖으로 도심의 늦..

여행 이야기 2011.11.01

1박2일의 부산여행... 태종대에서...

어젯밤 일이다. 여관에 들어와서 씻고, 막 잠을 들려는데, 갑자기 여관 바로 앞의 모래사장에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몰려 들어왔다. 아마 그 시간이 얼추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한동안 무언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은 갑자기 소리를 마구 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하고... 내가 자던 여관이 바다 바로 옆에 있어서 창문을 닫았어도 그 소리는 작지 않게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음이 답답한 사람들이 부르짖는, 울부짓는 그런 소리였다. 오늘의 젊은이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고, 그런 고민들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으니까 자정이 넘어가는 야심한 시간에 바닷가 백사장에 우르르 몰려와 마구 소리를 지르나 보다. 피곤한 하루... 내일의 여정을 위해 어서 잠이 들어야겠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한무..

여행 이야기 2011.10.12

1박2일의 부산여행...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부산에 희망버스 행사가 있어서 겸사겸사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떠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왔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담배도 피우고, 서서 TV도 보면서 기차시간을 기다린다. 서서히 기차시간이 가까워지고... 9시 30분에 출발하는 부산행 Ktx에 오른다. 보통 어디를 갈 때에는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하는데, 이번에는 짧은 기간 동안 좀 더 많은 것들을 보기 위해 Ktx를 탔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하고... 느긋이 앉아 의자 앞에 비치되어 있는 레일로드라는 잡지도 읽어보고, 가지고 간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도 읽으면서 부산으로 내려간다. 내가 여행을 좋아해서 그런지 여행이나 답사기 그런 책들을 좋아한다. 특히 김훈님의 자전거 여행과 유홍준 교..

여행 이야기 2011.10.11

전남 장성군 백암산 산행기...

어제(10. 1) 오전 근무를 마치고 오후 세시에 영등포역에서 기차를 타고 백양사역에 내려왔다. 어제 묵은 모텔에서 나와 일단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백반을 시켜 먹었다. 전라도이지만, 예상처럼 백반은 맛이 그저 그랬다. 대충 아침을 때우고 근처의 삼거리 버스 터미널로 갔다. 표를 끊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는 제 시간에 들어오고, 버스를 타고 백암산으로 간다. 버스는 고개를 넘고 넓게 펼쳐진 장성호를 옆에 끼고 달린다. 요즘 가뭄이 극심해서 그런지 호수에는 거의 물이 말랐다. 물이 마른 호수는 보기가 허전해 보였다. 호수를 지나 조그만 마을들이 연이어 나타난다.우리나라 농촌의 어렵고 힘든 상황들이 마을을 지나가면서 떠올라 졌다. 어딘지 퇴색하고 허물어져가는 듯한 건물들이..

여행 이야기 2011.10.07

남도여행(5)... 순천 드라마 셋트장에서...

2011년 8월 16일(화)... 여행 마지막날... 순천 드라마 셋트장에서... 마지막이라는 말에는 항상 긴 여운이 남는다. 아쉬움과 함께... 이 여행기도 이번이 또한 마지막이고... 아침에 일어나 예의 뮤직비디오를 본다. 2NE1의 노래와 뮤직비디오가 맘에 든다. 서울에 올라가면 꼭 사야지... 나는 여행 중에 아침에 뮤직비디오를 보다가 맘에 드는 노래가 나오면 서울에 올라가서 꼭 산다. 노래를, 아니 CD를 들으면서 여행했을 때의 추억도 되새김하고, 노래도 듣고... 하여튼 다 좋다. 여관을 나와 역 방향으로 걷는다. 오늘은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식당에서 맛있는 백반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길을 걷는다. 횡단보도를 몇차례 건너니, 동천이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서 동천을..

여행 이야기 2011.08.24

남도여행(4)... 순천 낙안읍성과 보성 녹차밭, 율포

2011년 8월 15일(월)... 여행 다섯째날... 순천 낙안 읍성과 보성 녹차밭, 율포해변... 터미널 버스정류장... 낙안 읍성에 가기 위해서 와 있다. 이 버스정류장 참 재미있는 곳이다. 여기저기에서 온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곳이다. 주로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옆의 사람들에게 어디에 살고,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오늘은 외지, 특히 나처럼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다. 동네 사람들이 서울에도 볼 것이 많은데, 날도 싸나운 이런 날에 여기 오느냐고 묻고... 젊어서 돌아다녀야지 나이 들면 돈이 있어도 못 돌아다닌다고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아이들 이야기들 하신다. 당신의 아이들이 장성해서 서울로, 광주로 일하러 갔다면서... 아이들 자랑과 걱정을 함께 늘..

여행 이야기 2011.08.23

남도여행(3)... 순천 조계산에서

2011년 8월 14일 (일)... 여행 넷째날... 조계산에서... 어제는 날씨도 비가 올 것처럼 흐리고, 몸도 안 좋아서 여관에서 푹 쉬었다... 오늘 아침은 푹 쉬어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일어났고 몸도 한결 나아졌다... 이런 외지에서 몸이 아프면 참 난감해진다. 모든 것을 그만두고,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 최악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관에서 8시 정각에 나왔다. 오늘은 산에 가는 날이라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예의 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선암사를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선암사 가는 버스는 거의 두시간에 하나씩 있다.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 올려면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할 것 같다. 그 나마 정류장 옆에 버스 오는 시간이 전자 게시판에 떠서 다행이다..

여행 이야기 2011.08.22

남도여행(2)... 여수 오동도와 순천 순천만

2011년 8월 12일 (금) 여행 둘째날... 어제 무척 피곤하였는데 오늘 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졌다. 보통 직장에 가는 날보다 쉬는 날에 더 일찍 일어나는 습성이 있다. 일찍 일어나 라디오 듣다가 한 번 더 자긴 하지만... 일어나서 뮤직비디오를 본다. 나는 뮤직비디오를 참 좋아한다. 노래도 듣고, 영상도 참 보기가 좋다. 이렇게 여관에서 혼자 일어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9시까지 뮤직비디오를 보고, 준비하고 나와서 돌아다니고, 오후 6시쯤에 돌아다니는 것을 그치고 여관에 들어와서 쉬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더운 여름, 그래도 휴가를 겸한 여행인데 너무 힘들게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게 맘처럼 될는지 모르겠다. 9시 반에 여..

여행 이야기 2011.08.21

남도여행(1)... 여수 금오산에서

2011년 8월 11일 (목) 여행 시작... 기어코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 전날은 왜 이리 잠을 설치는지 모르겠다. 어릴 때 소풍가기 전날 밤에는 꼭 잠을 설치듯이... 집에서 씼고, 밥 먹고, 집을 나선다. 발걸음이 오늘따라 가볍게 느껴진다. 그렇게 여행은 시작이 되고... 영등포역에 도착한다. 아직 기차 출발시간까지는 한시간 정도 남았다. 밖에 나와서 담배 두 대 피우고 대합실에 앉아서 아침에 지하철 역 앞에서 가져온 AM7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합실에서 가만히 앉아서 신문을 읽으려니, 마음이 들떠서 그런가... 가만히 앉아 있기가 더더욱 힘들어진다. 얼마간 왔다갔다 하다보니, 출발시간이 다가온다. 승강장에 내려가고, 얼마 있다가 기차가 들어온다. 09시 13분 여수행 무궁화호. 지..

여행 이야기 201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