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행 87

강화 동검도의 아침 풍경(하나)

강화 동검도의 펜션에서 자고 일찍 일어났어요. 새벽에는 얕은 비가 내리더니,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잦아들었어요. 커피 한잔 마시고, 동검도를 천천히 돌아다녔어요. 저는 이번에 처음 이 섬에 와 보았는데, 보이는 풍경들이 모두 편안하게 보였어요. 썰물이 빠진 갯벌 위의 빈배 웬지 쓸쓸하게 보였어요. 동검도에는 새로 지은 펜션들도 적지 않았지만, 이곳 사람들이 기거하시는 평범한 집들이 더 마음에 닿았어요. 이곳 사람들의 삶이, 생활이, 일상이 묻어있는 집 한편에서는 다른 농촌 마을처럼 허물어가기 시작한 빈집도 있었구요. 아름다운 섬마을에서도 생노병사의 인간사는 다 같다는 것을 무언으로 이야기 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런 짠한 마음에 사진기에 담았어요. 아침 이슬을 머금은 꽃 섬 안에는 개들이 참 많았어요. 새..

인천여행 2013.06.23

풍차가 있는 소래 습지 생태공원(셋)

넓은 공원을 한바퀴 돌고 소금창고 옆으로 왔어요. 나무로 만들어진 소금창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낡아지고, 허물어지는 모습의 소금창고, 그런 빛바랜 소금창고를 사진기에 담으면서 문득 시간의 흐름 앞에서 사라지고, 잊혀지는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사라지고, 잊혀지는 많은 것들의 아쉬움. 그리움.

인천여행 2013.01.13

풍차가 있는 소래 습지 생태공원(둘)

전시관 내부를 구경하고 옥상에 올라가 바라본 풍경이에요. 날씨가 맑았다면 더더욱 좋았을텐데, 공원의 뒷배경인 소래산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나중에 날씨 맑은 날에 다시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마음 속의 풍차 세대. 공원 한켠의 저수지는 올 겨울 매서운 추위로 인해 꽝꽝 얼어 있었고, 그 위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어요. 어제 공원의 주인공은 누런 갈대가 아니까 싶을 정도로 갈대밭만 보고 왔어요.

인천여행 2013.01.13

풍차가 있는 소래 습지 생태공원(하나)

어제는 아는 형이랑 소래 습지 생태공원에 갔어요. 생태공원은 날씨도 포근하고, 바람도 잔잔하여 따뜻하였지만, 대신 연무가 끼여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가 없었어요. 바닥에는 눈이 쌓여 있어 무척이나 미끄러웠어요.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걸으면서 생태공원을 한바퀴 빙 돌았어요. 무엇보다도 제 마음의 풍차 세대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웬지 황량하고 쓸쓸한 표정의 겨울풍경. 날씨가 흐리다 보니,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한쪽에는 눈이 얕게 쌓여 있어서 그런 황량한 겨울풍경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눈이 없는 겨울풍경은 얼마나 삭막하고 스산스러울까 생각해 보았어요. 소래 습지 생태공원의 염전과 소금창고.

인천여행 2013.01.13

강화 동막 해수욕장과 분오리 돈대

어머니하고의 드라이브는 이건창 생가를 지나 동막 해수욕장으로 이어졌어요. 동막 해수욕장에는 썰물 때라 긴 갯벌을 드러내고 있었어요. 소나무숲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야영장에는 많는 텐트들과 사람들로 다소 어수선하였어요. 우리도 그 끝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쉬었어요. 저는 그냥 앉아 있는 것이 심심하여 언덕 위에 보이는 분오리 돈대까지 걸어갔다 왔어요. 빈 갯벌 위에는 많은 수의 갈매기들이 있었어요. 사람들을 대신해서 갯벌체험을 그들끼리 벌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동막해수욕장의 전경 푸른 풀들로 덮여있는 분오리 돈대...

인천여행 2012.08.11

강화 이건창 생가

오늘은 우리 어머니하고 오붓하게 강화도로 드라이브를 떠났어요. 새벽 일찍 도시락을 싸가지고, 김포를 거쳐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로 왔어요. 다리를 건너고 좌회전을 하여 해안을 따라 이어진 도로를 달렸어요.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가 만난 이건창 생가. 오래된 향나무와 단촐한 초가집이 우리들을 반겨 주었어요. 오래간만에 보는 초가집도 정겨웠고요, 울타리 밖으로 심어진 소나무숲이며, 대숲들이 참 보기 좋았어요. 또 하나 도로 건너편의 푸른 들녘도 좋았어요. 지난 울산여행 시 울주군 온양읍의 들녘을 사진으로 담지 못 한 것이 무척 아쉬웠는데, 이곳에서 사진 몇장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았고요, 나중에는 전라도 김제로 가서 지평선이 보이는 김제평야를 사진에 담아야지 마음 먹었어요, 생가를 지키고 있는 향나무 한그루. ..

인천여행 2012.08.11

인천 팔미도

등대란...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이자, 오랜 바다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육지가 가까이 있다는 희망이 될 수 있겠지만, 저처럼 육지에서 육지로만 돌아다니는 사람에게는 등대는 육지 너머에 더 큰 세계가 있다고 알려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바다 너머의 세상... 육지의 끝이 바다가 아니라, 바다 너머에 또 다른 육지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다고 무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에 바다에서 등대를 볼 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러면서 바다 저편의 세상에 대해 또 다른 동경을 하는 것 같아요. 팔미도가 가까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뱃머리에 몰려들어 사진을 찍으셨어요. 저도 그 틈에 끼여 같이 사진을 찍었어요. 비록 작은 섬이었지만, 섬 주위의 바위..

인천여행 2012.06.06

인천 연안부두

오늘은 아는 형이랑 산에 가는 대신 인천 앞바다로 갔어요. 지난달에 제 동생이 팔미도로 가는 유람선의 초대장 2장을 주어서 그것을 사용하려고 팔미도에 갔어요. 지하철로 동인천역으로 오고, 버스를 타고 연안부두에 도착하여 팔미도로 떠나는 배에 올라탈 수 있었어요. 연안부두에서... 오늘은 해무가 많이 끼여 있어서 많은 배들이 이곳에 정박해 있는 것 같았어요. 연안부두 앞을 지키고 있는 빨간등대... 저는 바닷가에서 등대만 보이면 사진을 찍고 싶더라고요. 어쩌면 등대는 바다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인 것 같아요. 팔미도로 떠나는 배 안에서 등대의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지난 겨울 오이도에서 보았던 빨간등대가 생각났어요. 그 오이도의 빨간등대도 물론 잘 있겠죠... 연안부두에서 떠난 배가 팔미도로 갈 때에는..

인천여행 2012.06.06

반나절 인천 중구 도보여행... 답동성당

카페를 나와 골목길을 지나고, 신포 패션의 거리를 지나고, 지하상가를 거쳐 답동성당에 왔어요. 예전에 다른 님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인천의 홍예문과 답동성당의 사진들을 보면서 저도 가봐야지 맘 먹었어요. 사실 요즘은 이런 식으로 많이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아마 모르면 몰랐을텐데... 모르면 안 돌아다닐텐데... 정말 그럴까... 그런 생각들이 문득 떠올라졌어요. 역사가 묻어있는 성당을 보면서 이 곳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주에 강화에 갔을 때도 성공회 강화성당이 가장 맘에 들었는데요, 오늘 인천 중구의 도보여행에서도 홍예문과 이 곳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붉은 벽돌과 중앙과 양측의 탑상부에 설치된 뽀족돔이 이국적이면서도 엄숙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같았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서울..

인천여행 2012.04.14

반나절 인천 중구 도보여행... 인천 아트 플랫폼

홍예문에서의 이런저런 생각을 뒤로하고 골목길을 통하여 인천 아트 플랫폼에 왔어요. 붉은 벽돌의 건물들이 낡았다는 생각보다는 웬지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들을 보면 모두 일제시대의 건물이 아닐까 그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데요, 그 만큼 일제시대 당시에는 이런 건물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지난 겨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앞의 경성방직 사무동도 그렇고, 서울대학병원의 대한의원도 그렇고, 이런 식의 붉은 건물이었어요. 화재에 강하고 튼튼하여 많이 지어지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안내문에 따르면, 1899년 이 지역의 갯벌을 메우고, 적벽돌 창고건물들을 이곳에 지었다고 써 있더라고요. 지금은 물품보관창고에서 이 지역의 예술인들의 창..

인천여행 2012.04.14